- Perseverance(2022)
퍼서비어런스 : 유토피아 엔트로피
‘퍼서비어런스’는 스페이스 슈트의 생명 유지 장치를 해체하고 각 요소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작업이다. 사진 속 피사체들은 2021년 NASA가 ‘Human Research Roadmap’에 언급된 산소, 물, 온도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원초적 요소를 상징한다. 피사체들은 특별한 제스처 없이, 무기력하고 무심한 듯한 자세로 우뚝 서 있다. 이 정적인 모습은 오히려 두껍고 둔한 우주복에 갇힌 인간의 상황처럼 보인다. 기술에 의존하는 인간의 생명 유지가 오히려 그들을 제한하고 구속하는 아이러니는 식민지 라이프의 역설을 드러낸다.
지구에서 인간은 기본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살아왔다. 원초적 욕구 충족은 이성의 발판이 되어 기술 발전과 사회적 풍요를 이루는 상위 욕구로 이어져왔다. 그러나 레드 플래닛을 꿈꾸게 되면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이 땅에서 7,800만km 떨어진 화성 생활은 썩 유쾌하지 않다. 7개월 여정 끝에 도착한 화성에서 호흡은 물론 낮은 중력으로 인한 체내 구성이 손상된다. 지구보다 미세한 먼지 폭풍은 기계와 폐의 수명을 좀먹는다. 극한의 저온은 영화 <설국열차>의 고문 장면을 연상시킬 만큼 낮다. 방사선과 태양풍을 막아줄 수 없는 얇은 대기를 버티기 위해 땅굴을 파고 돔형 건물을 지어야 한다. 알칼리성 토양은 식물이 꽃을 피우지 못하게 하고, 따라서 식량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에너지 소모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원자력 발전기가 고장이라도 난다면 심리 상태는 더욱 악화될 것이기에. 생존 기술 구축이 모호한 현시점에서 뉴스페이스 기업들이 제시한 화성 거주지의 모델링은 돔으로 구성된 구역들이 케이블로 만든 통로로 서로를 연결하고, 인간은 헬멧을 쓰고 차폐된 수단으로만 이동한다.
궁극적으로 작업은 신우주산업의 유토피아적 비전을 비판적으로 조명한다. 일론 머스크는 화성을 ‘인류의 새로운 식민지’라 칭했지만, 뉴스페이스 기업들은 인간 생존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 충족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탈옷을 입고 하루 동안 생활하는 인간은 물리적 취약성과 환경 의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불편을 가시화한다. 에너지로 교환된 생존 불안의 엔트로피는 화려한 서사를 장식한다. 그들이 ‘식민지’라고 칭하는 개척은 과연 정복인가, 기생인가? 행복한 마스 라이프는 자아 실현의 염원보다는 헬멧이 깨지지 않는 삶이 될 것이다. 2015년, 일론 머스크는 <스테판 콜베어 쇼>에서 인간이 화성에 거주하기 위한 환경 조성 방법으로 극지방에 핵폭탄을 투하하는 의견을 제시하며 ‘슈퍼 빌런’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과연, 인류의 목표는 살아 숨쉬기만 하면 되는 것인가? 상위 욕구를 달성하기 위한 인류의 인내, 우리를 은혜로 이끌어줄 성도의 견인자이자 슈퍼 빌런, 뉴스페이스가 우리를 우주로 이끌고 있다.
"Perseverance" is a work that breaks down the life-support system of a space suit and visually represents its components. The subjects in the photographs symbolize essential elements for sustaining life, such as oxygen, water, and temperature, which were mentioned in NASA’s "Human Research Roadmap" in 2021. The subjects stand upright in a seemingly indifferent and powerless posture, without any special gestures. This stillness seems more like humans trapped in thick and heavy spacesuits. The irony that human life support, dependent on technology, actually limits and restrains them reveals the paradox of colonial life.
On Earth, humans have lived without being constrained by basic environmental conditions. The fulfillment of primitive needs became the foundation for reason, leading to technological progress and higher desires for social prosperity. However, dreaming of the Red Planet has brought humanity back to the beginning. Life on Mars, 78 million kilometers away from Earth, is far from pleasant. After a seven-month journey, breathing and bodily functions are damaged due to low gravity. The fine dust storms, smaller than on Earth, wear down both machines and lungs. The extreme cold is so low that it reminds us of torture scenes from the movie Snowpiercer. To withstand the thin atmosphere that cannot block radiation and solar winds, humans would have to dig tunnels and build dome-shaped structures. Alkaline soil prevents plants from growing, so food would inevitably be limited. Energy consumption must be managed carefully; if a nuclear power plant fails, the psychological state would worsen. In this uncertain moment of survival technology, the models for Martian habitats proposed by NewSpace companies feature dome-shaped areas connected by cable tunnels, with humans moving only through shielded means while wearing helmets.
Ultimately, the work critically examines the utopian vision of the new space industry. Elon Musk called Mars "humanity’s new colony," but NewSpace companies have failed to offer basic solutions for human survival. Humans living without their suits for a day react sensitively to physical vulnerability and environmental dependence, making their discomfort visible. The entropy of survival anxiety, exchanged for energy, decorates a grand narrative. Is the “colonization” they speak of truly conquest, or is it parasitism? The happy Mars life will likely become one where the goal is not self-fulfillment, but simply living without the helmet breaking.
In 2015, Elon Musk earned the nickname "supervillain" after suggesting in The Stephen Colbert Show that a way to create a habitable environment on Mars would be to drop nuclear bombs in the polar regions. Is humanity’s goal merely to survive? Humanity’s perseverance to achieve higher desires, the guide leading us to grace, and the supervillain, NewSpace, is leading us into space.